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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는 고스란히 농가몫…가락시장, 주말 전면휴무 대신 다른 대안 모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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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3회 작성일 24-02-2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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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락시장이 개장 일수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산지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저장성이 낮은 농산물 특성상 토요일인 3월2일과 4월6일에 시범휴업을 강행한다면 출하 지연과 특정일 홍수출하에 따른 피해를 생산농가가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봄철 두차례로 예정했던 시범휴업 계획 가운데 4월 일정은 중단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농협 품목별전국협의회 회장단은 23일 ‘가락시장 개장일수축소 반대성명’을 통해 “3·4월로 예고된 가락시장 시범휴업을 즉각 중단하고 현행대로 주 6일 경매를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품목별전국협의회 회장단은 참외·양파·배·고추 등 34개 품목별협의회장으로 구성돼 있다.

회장단은 “농산물 가격은 수십년간 비슷한 반면, 비료·농약 등 영농자재비와 인건비는 크게 상승한 상황에서 가락시장이 개장 일수까지 축소하게 되면 농산물 공급·가격 불확실성이 커지고 그 피해는 농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농가들이 농산물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가락시장 중도매인 확대, 순환근무제 도입 등 자체적인 시장 운영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정가·수의 매매와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거래 등 대안 성격의 농산물 거래방법이 충분히 성숙될 때까지 현행 주 6일을 유지하라”고 요구했다.

시범휴업 예고일(3월2일)이 8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성출하기 임박 산지를 중심으로 걱정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경북 성주군(군수 이병환)은 19일 가락시장 주 5일 시범운영에 따른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엔 이병환 군수를 비롯해 강도수 농협 품목별전국협의회 회장단 의장(성주 월항농협 조합장), 성주지역 농협 조합장, 성주조합공동사업법인·농민단체 대표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가락시장 토요일 휴장이 성주참외를 비롯한 신선농산물 품위 저하와 시세 하락 등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규탄성명을 내놨다.

강 의장은 “가락시장 주 5일제 도입은 전국 도매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가락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구체적 대안 없이 주 5일제를 확대 시행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농가에게 돌아간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 군수도 “3월3일이 일요일이니 시범휴업을 강행하면 2일 동안 출하가 금지되는 셈”이라면서 “군 차원에서 참외산업에 미치는 변화와 영향을 주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저토마토’ 주산지인 부산 대저농협(조합장 류태윤)도 속을 끓이고 있다. 2월 현재 이곳에선 하루 평균 10t가량을 가락시장에 출하하고 있다. 이는 농가들이 수확한 토마토의 6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3월에 들어서면 출하물량이 현재보다 2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저농협은 앞서 이달 16일 토마토를 재배하는 농민들과 함께 가락시장을 방문, 주 5일제와 관련한 산지 의견을 공사 측에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실정이다.

류태윤 조합장은 “가락시장 휴무일인 3월2일 출하할 물량을 일단 부산 반여시장 등 지방도매시장으로 분산 출하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지방도매시장은 당일 소화 가능한 물량에 한계가 있는 만큼 공급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경남지역 시설풋고추·딸기 주산지 여론도 좋지 않다. 최정삼 밀양 무안농협 판매유통사업소 차장은 “농가들이 풋고추 생산량이 급격히 늘어날 3월 이후를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정호 진주금산농협 조합장은 “딸기는 하루만 출하를 못해도 상품성을 상실하는 만큼 이틀 연속 휴무는 딸기농가에 가격 하락 직격탄을 던지는 꼴”이라고 토로했다.

물류비·인건비 등 추가 비용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전남 광양시 진월면에서 양상추·셀러리 농사를 짓는 허생구씨(59)는 “가락시장 출하를 위해 개인 용달을 이용하는데 2∼3일치 분량을 실을 차량을 구하려면 섭외 자체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황정균 광양동부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센터장은 “며칠씩 일을 쉬면 작업자를 구하기 더 어려워질뿐더러 3일치 일을 하루에 하는 것도 업무 부담을 과중시키는 노릇”이라고 혀를 찼다.

공사와 유통인은 한발 빼는 모양새다. 서경남 공사 유통혁신팀장은 “4차 시범휴업일로 예정했던 4월6일은 딸기·토마토·참외 등 저장성이 약한 농산물이 많이 출하되는 때”라며 “해당 산지 우려를 반영해 4월6일엔 시장을 열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어 “저장성이 약한 딸기·오이·토마토·호박 등을 필수품목으로 지정해 가락시장 탄력 운영에 따른 대안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재흥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 가락시장지회 사무총장은 “시장 내 하역노조나 중도매인뿐 아니라 도매시장법인에서도 열악한 근무환경 등으로 신규 채용이 어려운 건 사실”이라면서도 “4차 시범휴업을 중단한 만큼 가락시장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논의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효상, 광양=장재혁, 성주=유건연·김다정, 부산·밀양=김광동, 진주=최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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